2012년 05월 17일
판소리, 억척가

2012.05.16 목요일
이자람의 판소리 브레히트 '억척가'
보고싶던 작품인데 매진되어 엉엉 울고 있다가
어느날 아침 눈뜨자마자 아무생각없이 왠지 로그인하고픈 맘에 공원들어갔는데
갑자기 20석이 오픈되어있다?? 어라 이게뭐지?? 싶으면서도 이때다 하고 예스24에서 결제
(낄낄 웬만하면 인팍은 피하자 주의인데다 자유석이니 수수료쿠폰있는 예스로 직행한거지)
알고보니 무대를 만들다보니 20석정도씩 늘릴 수 있어서 그런거라고 10시쯤 공지가 뜨더라
그러니 우린 공지뜨기 전에 먼저 예매했던게지-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
공연 두시간전부터 대기타야한다는 이야기를 주워듣고
그래?? 그럼 세시간전에라도가서 1열을 사수하마!!!!!!!!! 정신으로
알바끝나자마자 역삼으로 튀었다 (심지어 알바도 일찌감치 끝나는 환상적인 센스)
잠시 밥먹고 다섯시반에 엘지입성- 티켓찾아서 로비에서 띵가띵가하는데 스멀스멀 사람들이 등장
아직 공연장올라가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는 막아져있는 상황
심심했던 동생님이 엘레베이터타고 공연장입구로 올라갔는데 거기에 사람들이 소수 있다는거임
그래서 잽싸게 엘레베이터로 올라가 입구에 다다른순간이 6시 30분 남짓
이때 어셔들이 이쪽으로 줄서서 대기하시라며 줄세우길래 다시 잽싸게 튀었음
그래서 선 줄이 사람머리 순으로 11번째!!!! 우오오오오오!!!!
여기서 이제 한시간을 기다려야한다 ㅠㅠㅠㅠ 입장전에 앞선 사람들의 일행이 늦게 추가되어
우리는 머리숫자로 대략 15번째 정도로 밀렸지만 이정도면 1열앉을수 있어!!!!
7시반에 입장시작하여 1열에 앉아버렸다는 힘든이야기 ㅠㅠ 역시나 1열이 진리 ㅠㅠ
(나같이 앉은키 작은 불쌍한 인간은 앞사람때문에 울고싶지 않으니까 ㅠㅠ)
1열앉을려고 비싼 돈냈지만 공연장로비에 앉아 시간을 두시간이나 때운건 안자랑 (번호표를..줘)
이자람 이여인때문에 돈과 시간을 다 들였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기때문에 안아까워 !!!!
진심으로 웃돈주고라도 표를 구해야하는 공연임- 문제는 아무도 안파는데 있지만 크크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을 이자람식으로 풀어낸 이야기이다
원작과 인물, 이야기는 같은 맥락이지만 집중하는 부분은 사뭇다르다
좀 더 한 인간에 집중하고 전쟁속에 살아가고 모든것을 잃고나서
사람답게 살아보자고 외치는 한 여인을 통해서 인간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브레히트는 좋아하지않지만 억척가는 좋아하게 되었다는- 으흐흐
한명의 소리꾼이
김순종에서 김안나로, 김억척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는 인물이야기와
그녀의 세명의 아들,딸들이 전쟁터에서 이리저리 달구지하나 밀고 떠돌며 전쟁상인으로 사는중에
일어나는 한 여인에게 닥치는 오만가지 시련들을 이야기하는데
소리에 수반되는 고수의 북장단 뿐만 아니라 다양한 타악기와 베이스가
이 이야기를 더욱 다양하고 풍부하게 전달해준다
소품은 앞치마도 되었다가 장군망토도 되는 천 하나와 이야기를 시작하는 숟가락
그리고 소리꾼이 들고있는 부채가 전부이지만 그 어느 소품들보다 다양하고 재밌게 응용된다
무대는 일반객석을 등지고 만들어졌고 관객은 그 무대위에 오른다
처음에는 왜 이런객석을 만들고 무대를 만들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공연을 보면서 그 궁금증은 모두 해결되었고 당연히 지금의 무대와 객석일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정직이의 죽음으로 울음을 토해내는 안나
우퍼를 활용해서 안나의 분노와 절망의 감정의 떨림을 관객에게까지 전달해
안나가 김억척이 될 수밖에 없는 마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또 하나는 모두가 손꼽아 마지 않을 추선이의 죽음 장면
추선이가 북을 치는 패기와 함께 장면적인 연출이 압권이다
조명과 음악의 사용, 추선이의 죽음과 함께 떨어져내리는 막
이 막 뒤로 보이는 흰천이 덮어진 관객석과 공중에 드리운 천은 도성이며 장례며
모든것을 잃어버린 억척네의 마음이었다
그 공허속의 복잡한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것이냐만은 적어도 조금 엿볼수는 있을 것 같았다
드리운 천이 내려와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사람답게 살아보자' 며 떠나는 억척네의 길이 된다
이 무대연출들 덕분에 모든것이 이해되었다
그리고 사실 이렇게 객석을 만들면 극장으로서는 이윤추구가 힘든것이 당연해보이나
창작자들의 생각을 지지해서 객석을 포기한 엘지아트센터의 마인드가 고마웠다
뭐 다른 공연으로 이 적자를 메우겠다면 할말이 없는거긴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그러니 사천가가 전국으로, 전세계로 공연되는것에 비해 억척가가 덜 공연되는 것도 이해
뭐니뭐니해도 압권은 이자람의 연기력과 소리인건 당연한 것이고
아이고- 어쩜그렇게 소리도 잘하고 연기까지 잘하는 것일까-
앞으로 소리꾼으로 이자람이 이뤄갈 일들이 너무도 기대가 된다
더불어 판소리에 대한 나의 관심도 엄청나게 많아졌다
(완창판소리 예매해야하는데 빌어먹을 돈도 없는 나는 사천가때문에 못하고 있구나)
진짜 이자람이 천재일세!!!!
이렇게나 소리, 음악, 연기, 연출, 극작이 서로서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작품이 있다니
심지어 탄탄한 기초위에 연출적인 표현의 재미까지 있으니-
근래에 만들어진 공연들중에 가장 조화도와 완성도가 높다
(연극, 궁리는 유기적인 조화도가 좀 떨어지고 극의 타이트함이 수정되어야 하니까..)
특히나 연출적인 재미는 작년에 본 한태숙연출의 연극, 오이디푸스 이후로 처음 느낀다
감정적인 울림이나 동요도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온리 자체2회차때만 해당) 이후 처음이고
한사람이 수천명을 울리는 작품이 바로 억척가가 아닐런지
비슷하게는 성녀님의 뮤지컬, 벽속의 요정 이 있기도 한데 요건 내용이 내취향이 아니라서 ㅠ
(그래도 성녀님 또 벽속하시면 1열로 영접하러 갈테다- 저번엔 멀리서 봤으니까)
1열에서 보나 맨 뒷열에서 보나 이 공연이 주는 감동은 같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좋은 공연이 주는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2층에서보면 감동이 덜오느니 이런 작품은 애초에 잘못만든거지
(그래서 작품에 따라서 알맞은 크기의 극장을 찾아 들어가는거다- 쓸데없이 대극장이 아니라)
억척가는 저 꼬다리 싸이드에서 봐도 1열과 같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공연일듯
이래저래 앞으로 억척가가 롱런하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
십년 이십년 뒤에도 살아남아서 이자람이 아닌 또 다른 새로운 소리꾼이 하는 억척가가 될때까지
그때까지 열심히 보련다!!!!
덧, 이날 공연의 3,4열이 무슨 초대석이라고 붙어있었는데 저게 뭥미?? 했는데
일찍 온사람들이 그 자리 못앉고 뒤로 밀려나더라는- 잉??
뒤늦게 한무리의 노인네들이 들어와서 그 자리에 앉았는데 그게 결국 문제가 되었다
왜 같은 돈 주고 심지어 시간까지 써가며 기다린 사람들이 그 자리에 못앉는가!! 라는 것
거기다 자람씨 아이컨택라인인데 잡담하고 그래서 자람씨가 거슬려했데- 그래서 틀린거였어!!
오늘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단데 남연출이 잘 해결했다더라-
(엘지아트센터 칭찬했는데 그새 욕먹을 짓을 하고 있던거였어- ㅉㅉ)
억척가 같은 공연에서 vip드립이며 부심부리지 말기를-
# by | 2012/05/17 22:25 | 무대와미술 | 트랙백


